아동기의 정신건강2

(4) 아동의 정서발달

유아기 말이 되면 대부분의 기본 정서는 모두 표현할 수 있지만 아동기에도 정소 발달은 계속 이루어진다. 자긍심이나 죄책감 같은 정서는 성인의 피드백 없이도 자연스럽게 표출된다. 즉, 부모나 교사가 칭찬하거나 야단치지 않아도 어려운 일을 해내고 나서 자긍심을 느끼고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일을 하고서는 죄책감을 느낀다. 그리고 아동기에는 정서를 표출하는 규칙에 대한 이해도 많이 증가한다. 예를 들어, 생일날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선물을 받았을 때 실망감을 표현하지 않는 것과 같이. 즉, 아동기 동안에 사회적으로 금지된 표현의 규칙을 알게 되고, 특정 상황에서 표현할 수 있는 정서와 표현해서는 안 되는 정서에 대해 배우게 된다. 학령기에 들어가면서 정서 조절이 빠르게 발달한다. 아동은 자신의 성취를 또래와 비교하고 또래의 인정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자기 가치를 위협하는 부정적인 정서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만 10세경이 되면 대부분의 아동은 정서를 다루는 기술이 능숙해진다.

학령기에 오면서 아동들은 같은 상황에 한 개인이 동시에 하나 이상의 다른 정서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유아들은 같은 상황에서 동시에 두 가지 다른 정서를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생일날 선물을 받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자신이 원하는 선물을 받지 못하는 것은 슬픈 일이다.



(5) 아동의 사회성 발달

아동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가정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차 많아지고 삶에서 또래들과의 생활이 비중이 커지게 된다. Rubin과 동료들은 유아들은 10% 정도만 또래와 상호작용을 하나 아동들은 또래와 상호작용하는 비율이 30%로 증가하게 된다고 하였다.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생활에 필요한 여러 기술을 터득하고 자신이 속한 문화의 가치관과 행동규범을 획득하면서 아동은 사회화된다. 다양한 또래와의 접촉은 학령기 아동에게 관점의 다양성을 강화시킨다. 또래와의 의사소통은 결국 조망 수용이 향상되는 장점이 있는데, 이 연령의 아동은 다른 사람의 정서와 의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또래와의 대화 안에서 그들을 고려할 수 있게 된다. 또래들과 점점 더 자주 상호작용하게 되고, 아동들은 공통의 관심, 새로운 놀이 활동, 그리고 동등한 관계에서 상호작용하는 기회가 또래 상호작용을 매우 즐겁게 만들어준다.

아동들은 많은 또래와 만나고 관계를 형성하지만 놀이 친구로서 일반적인 접촉보다는 특정 또래와의 긴밀한 관계를 선호하는데, 유아기를 전후해서 친구가 되는 것을 서로 원하고 친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우정을 키우기 시작한다. 이 시기의 아동들은 좋은 친구를 서로 간에 도움을 주고받고 기댈 수 있는 존재라고 정의한다. 우정에 대한 성숙한 이해가 가능해지면서 친구 간에 친사회적 행동이 증가하기도 한다.

아동들은 자신의 특성과 가장 유사한 친구들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면 이들은 서로를 사회화시키고 태도, 가치, 성적/ 사회적 행동이 상당히 비슷해진다. 과제를 함께하는 동안 학령기 아동은 서로 돕고 공유하고 코멘트해 주면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 시기의 아동은 친구 관계를 평등 관계에 기초하여 인식하지만 의견이 맞지 않거나 갈등의 감정이 친구를 잃게 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아동 중기에 이르러 친구 관계는 상대와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으며 의견이 일치하지 않더라도 그 관계가 유지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학령기 아동은 또래집단의 행동에 동조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며 또래집단의 행동 기준은 아동에게 사회적 압력으로 작용한다. 또래집단은 자주 상호작용하는 아동과 자신 혹은 남들에 의해 비슷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여겨지는 아동들로 구성된다. 학령기의 또래 집단은 유아기에 비해 급격히 확장되며 또래들의 동료애, 조언 및 충고, 정서적 지지를 더 중요시하는 특성을 보인다.

또래 집단에서 더 많이 수용/ 인정받는 아동은 더 많은 친구와 우정을 형성하고 관계를 유지한다. 또래 수용은 상호관계를 바탕으로 한 우정과는 구별되며, 한 개인에 대한 집단의 평가라는 일방적 특성이 뚜렷한 개념이다. 즉, 다른 아동들이 선호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사회적 선호도와 또래에게 수용/ 거부되는 정도에 따라 아동이 집단 내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의미하는 사회적 지위로 구분할 수 있다.

아동의 또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주로 활용되는 사회성 측정법을 통해 또래 수용 정도는 크게 네 가지 유형, 즉 인기 아동, 거부 아동, 혼합형 아동, 고립 아동으로 구분된다. 인기 아동은 친절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려가 깊으며, 거부 아동은 많은 아동이 싫다고 평가한 아동으로, 대체로 부정적인 사회 행동을 보인다. 또래집단으로부터 거부당하여 공격적으로 되는 아동들은 여러 행동상의 문제를 보이는데, 공격성이 강하고 산만하며 주의력이 약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많이 보인다. 반면 거부당하여 움츠러드는 아동들은 수동적이고 사회적 기술도 서툴다. 이 아이들은 외로움을 느끼고 또래가 자신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대해 항상 부정적인 기대를 한다. 혼합형 아동은 친한 친구로 지명되곤 하고 싫은 친구로 평가되기도 하는 아동이다. 이 유형에 속하는 아동들은 적대적이고 파괴적이지만 긍정적이고 친사회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대개 이 아동들은 자기주장이 강하고 지배적이며 인기가 있는 아동만큼 많은 친구를 가진다. 한편 고립 아동은 친구들의 관심 밖에 있기 때문에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친구로 지명되지 않는다. 이들은 수줍음을 잘 타고 위축된 성격으로, 혼자 놀고 또래가 접근할 때 물러선다. 사회적 상황에서 말이 없고 불안해하고 사회적 기술이 부족하여 또래 거부의 위험이 있다.

초등학교 시기 동안 아동들은 자발적이고 우정에 기반을 둔 또래만인 모인 혹은 패거리를 조직한다. 전형적으로 패거리는 같은 성의 5~8명으로 구성되고, 태도, 가치, 관심이 서로 유사하다. 11세가 되면 대부분의 아동은 자신의 패거리에 소속되어 있고 그들의 또래 상호작용은 대부분 패거리 안에서 이루어진다.



2) 아동기의 정신건강

아동기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게 되며 집단생활을 통해 규율을 따르고 또래들과 협력하는 등 사회적 요구에 적응해야 한다. 이와 같이 달라진 일상에 대부분의 아동은 별 어려움 없이 잘 적응하며 아동기의 과제를 순조롭게 잘 수행하게 되지만 어떤 아동들은 부적응을 겪어 학교를 기피하기도 한다.

초등학교에서부터 공식적인 학업이 시작되면서 학령기 아동들은 학교 교육을 통해 읽기와 쓰기, 셈하기 등의 기본적인 학습 기술과 태도를 습득하게 된다. 그런데 읽기, 쓰기, 셈하기, 추론하기 등에서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를 학습장애라고 한다. 특히 읽기 장애의 경우가 가장 많은데, 익기의 경우에 글자를 빠트리거나 추가하거나 하는 문제를 보이기도 한다. 인지적 특성으로는 낮은 기억력을 보이고 인지적인 전략을 잘 사용하지 못해 비효율적인 결과를 낳지만 평균 지능을 가지고 있다. 정서적 특성으로는 낮은 학업 성취로 인한 자신감 결여, 부정적인 자아 개념, 위축, 부적절한 귀인 등을 보인다. 하지만 반대로 안정적인 정서를 가지고 사회적으로 거부당하지 않고 잘 생활하는 경우도 있다. 사회적 특성으로는 상황에 대해 잘못 판단하여 부적절하게 행동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으로 거부되기 쉽다. 사회적인 거부가 반복되면 정서적으로 더욱 부정적인 자아 개념을 갖게 되고 사회적으로 위축되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학습장애가 가진 아동을 조기에 평가하고 중재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 아동들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부모의 협력이 필요하다.

최근에 생활양식의 변화로 인하여 아동들은 운동량이 부족하다. 과다한 학업, 인터넷 사용과 TV 시청 등으로 앉아 있는 시간이 증가하여 활동 수준이 낮아진 데 비하여 많은 지방과 열량을 포함하고 있는 인스턴트식품 섭취는 증가하여 비만이 되기 쉽다. 아동의 비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건강상의 이유도 크지만 심각한 정서적/ 사회적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신체적 매력은 사회적 인정을 나타내는 강력한 기준이 된다. 일반적으로 아동과 성인 모두 비만한 아동들을 게으르고 잠이 많고 못생기고 우둔하다는 등의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으며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그래서 비만 아동들은 종종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다. 비만 아동과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또래들로부터 놀림을 받고 이로 인해 자아존중감이 낮아지고 우울, 자살 생각, 자살 시도를 포함한 정서적/ 사회적 학교 문제를 더 많이 겪는 것으로 보고된다. 아동기의 비만은 가족 장애이므로 치료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한 연구에서 과체중 부모들의 1/4만이 과체중 자녀들의 체중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와 일관되게 대부분의 비만 아동들은 어떠한 치료도 받지 않는다. 비만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중재는 가족 단위이며 태도와 행동 변화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부모와 아동이 둘 다 식사 패턴을 바꾸고 매일 운동을 하고 행동 수정을 병행하는 것이 비만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